부의 비밀
1% 부의 비밀
거의 모든 슈퍼리치 뒤에는 부의 비밀이 있다. 그리고 그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부의 비밀은 한 마디로 돈 버는 기술이다. 돈 버는 일은 꼭 더럽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아침식사 시리얼에 붓는 우유나 아기에게 주는 장난감이나 교회 목사님과 한가하게 나눌 수 있는 일상적인 이야기 같은 것도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부의 비밀에는 시장에서 경쟁자들을 물리치는 계략이 포함된다. 계략에는 법을 교묘하게 다루는 솜씨나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도 포함된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슈퍼리치들의 숨겨진 부의 비밀
책의 저자 샘 윌킨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비스니스리서치장과 수석 고문을 역임했고 옥스퍼드 애널리티카 수석 고문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옥스퍼드대학교 산하기관으로 전 세계 2,600여개 도시와 100여개 산업의 전망을 제공하는 세계 최고 경제조사기관 중 한 곳이다. 옥스퍼드 애널리티카는 세계 정치, 경제, 사회 등 다양한 이슈들을 망라해 분석하는 자문회사다. 또 세계 최대 위험관리 및 무역신용 보험회사인 에이온의 국가위험 자문위원으로 일한 바 있다.
그는 이 책에서 로마시대부터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역사에 이름을 남긴 거부들의 행적을 살펴보면서 시대와 분야를 관통해 돈이 지니는 핵심적인 성질이 무엇인지 파헤친다.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되었는데, 제1장(왜 부자가 되기 어려울까?)에서는 한 분야에서 최고의 지위를 누리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곤두박질 친 사람들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제2장(고대 로마에서 찾은 부의 비밀)에서는 마르쿠스 크라수스가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 일개 피시소스 상인이나 오일램프 제조업자가 로마사회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가게 되었는지 등을 살펴본다. 제3장(강도귀족의 부의 비밀)에서는 19세기 강도귀족을 다루고, 제4장(최고의 산업인 된 금융업의 비밀)에서는 은행분야를 다루며, 제5장(포브스 글로벌 부자들의 비밀)에서는 인도의 작은 어촌에서 교사의 아들로 태어나서 세계 최고 부자의 반열에 오른 디루바이 암바니의 이야기를 살펴본다.
제6장(인터넷 기업들의 성공 신화)에서는 테크놀로지분야에서 도전을 '가능'으로 만든 빌리어네어들의 놀라운 부의 비밀을 밝혀내고, 마지막으로 제7장(슈퍼리치들의 7가지 부의 비밀)에서는 슈퍼리치들이 부를 축적함에 있어서 사용한 방법들을 검토하면서 우리들에게 돈의 메카니즘에 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자본주의 경제 체제하에서는 경쟁자가 쉼없이 등장하고, 부의 축적을 방해하는 수많은 규제와 법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위 1% 부자들이 세계 대부분의 부를 차지하고 있다. 로마시대 거상부터 철강왕 카네기, 빌 게이츠, 구글 창립자 래리 페이지,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부의 비밀'을 실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자, 이제 1% 부자들의 7가지 비밀을 만나보자.
최고가 아닌 유일한 존재가 되라
헤지펀드 LTCM(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도 경쟁자들 때문에 추락했다. 시장에 경쟁자가 많아지면 서로들 간의 경쟁으로 인해 소위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의 피 터지는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같은 분야에 많은 경쟁자들이 다투는 시장을 '레드마켓'이라고 한다. 그래서 세계적인 김위찬 교수도 '블루오션'을 창조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 대목에서 주식투자자라면 워렌 버핏을 떠올릴 것이다. 왜냐하면 주식투자의 귀재인 그도 독점적인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의 주식에 투자하라고 권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독점을 인정하는 정부를 찾기가 어렵다. 현재로선 아직도 체제가 미숙한 신흥국에서 이런 독점 가능성이 있다. 카를로스 슬림은 멕시코에서 이 가능성을 발견하고 크게 재미를 본 인물이다. 러시아의 올리가르히 블라디미르 포타닌도 독점 통신업체인 스비야즈인베스트를 일부 소유하고 있다. 또 알제리에서는 소위 '정치금융 마피아'로 불리는 사업가들이 정부의 보호하에서 독점사업의 혜택을 누린다.
테크놀로지 분야에도 독점이 있다. 그래서 테크놀로지 회사들은 수익성이 높다. 왜 그럴까? 이들은 특허권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이런 특허는 '준독점'과 같다. 따라서 어떤 경쟁사가 특허권을 가진 테크놀로지 기업을 모방하려 한다면, 당해 정부가 나서서 이를 제지한다. 우리들이 익히 알고 있는 애플과 삼성전자 간의 스마트폰 특허 침해 소송이 바로 그것이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라
미국의 사업체들은 규모를 확보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그 규모가 경쟁을 물리칠 수있는 '해자(장벽)'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와같은 고전적인 부의 비밀은 밴더빌트, 록펠러, 카네기 등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아무리 경쟁자가 있어도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있다면 비록 강도귀족만큼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많은 수익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업하기 최악의 장소를 주목하라
가장 악명 높은 낙원은 공산주의가 붕괴된 후의 러시아이다. 기대와는 달리 민주주의와 민영화는 러시아 경제의 재앙을 불러왔다. 위축된 경제는 러시아에서 돈을 벌려는 사람들에겐 치명적이었다. 간신히 수익을 올려봤자 부패한 관료와 마피아들에게 강탈당했기 때문이다. 겨우 살아남은 신생 산업가들은 '올리가르히'로 불렸다.
블라디미르 포타닌은 인맥을 활용, 국유은행의 총재직을 확보한 후 장관들을 자신의 금융업에 끌어들였다. 옥스퍼드어낼러티카에 따르면, 올리가르히들이 경쟁자를 처리할 때 즐겨쓰는 방법이 '자산탈취'인 걸로 밝혀졌다. 즉 어떤 기업가가 갑자기 횡령 및 탈세 혐의로 구금된 후, 석방을 조건으로 관리가 내민 서약서에 서명한다. 이 서약서에는 회사를 포기한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망할 걱정 없는 곳에서 돈을 빌려라
희대의 사기꾼으로 판명된 폰지사기의 버니 매도프는 투자자들을 설득해 돈을 반환받을 수 없는 상황임에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대마불사大馬不死의 입장이 된 월스트리트의 은행들도 사실상 이와 유사한 방법을 사용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예금자들이 돈을 모두 인출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이와 정반대였다. 정부의 보증 탓이다.
뺏을 수 없는 재산을 소유하라
지적재산권은 초소형 독점의 기반이다. 집을소유한 사람이 집의 사용에 대해 '독점권'을 가지는 것처럼, 발명품을 소유한 사람은 이를 사용할 수 있는 독점권을 갖게 된다. 록펠러는 미국 정유 시설의 90% 이상을 장악, 스탠다드오일로 통합했지만, 펜실베니아 유전이 고갈되기 시작하면서 그는 해외에서 예상밖의 경쟁자를 만나고 말았다. 1870년대 초 러시아는 바쿠에 유전(현재 아제르바이젠에 속하고 있다)을 개발하여 전 세계로 원유를 수출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자, 1891년 스텐다드오일은 인수합병을 통해 전국 원유 생산시설의 4분의1을 장악했다. 즉 유정油井이라는 재산권을 소유한 셈이다. 비록 독점처럼 보이지 않을지 몰라도 유정에서 원유가 계속 나오는 한, 그리고 이를 세계 에너지 시장에 공급하는 한, 꾸준하게 막대한 수입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이게 바로 뺏을 수 없는 재산인 것이다.
법을 나에게 득이 되도록 교묘하게 활용하라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인해 촉발된 국제금융위기는 분명히 은행가들의 어리석음과 무능에 기인했다. 더구나 국민들의 막대한 세금이 흘러 들어가는 구제금융으로 회생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CEO를 포함한 고위직들은 천문학적인 연봉을 수령하는 '모럴헤저드'까지 범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은행가들은 이겼다. 우리들이 무능하다고 비난했던 그들이 머저리가 아니라 비난만 했던 우리들이 오히려 머저리인 셈이다. 금융규제법, 어느 누구가 이를 심각하게 연구하겠는가 말이다. 그들 말고는.
네트워크에 사활을 걸어라
1860년대 중반, 코닐리어스 밴더빌트는 맨해튼으로 연결되는 철도 노선 중 하나를 손에 넣었다. 이후 증기선을 매각, 막대한 자금을 확보한 그는 철도사업에 모두 쏟아 부었다. 맨해튼으로 들어가는 나머지 한 노선마저도 그의 수중에 들어갔다. 당시의 철도는 대부분 특정한 2개 지점을 연결하는 식이었기에 뉴욕센트럴까지 장악할 수 있었다. 그는 네트워크 효과를 십분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했던 것이다. 1870년, 마침내 그는 철도를 통합했다.
슈퍼리치들이 가진 부의 비밀
부의 비밀을 갖는다는 의미는 바로 경제를 자기편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사실 부를 더 많이 가질수록 경쟁자가 늘어날텐데, 이들은 오히려 줄어드는 유리한 상황을 용케도 찾아낸다. 즉 경쟁상황에서도 이들은 자신에게 매우 유리한 상황으로 몰고 간다. 2001년, 현대는 한국로지텍이란 회사를 설립해 정의선이 30억원을 투자했다. 순식간에 이 회사는 큰 돈을 벌었다. 수익의 80% 이상이 현대 그룹 계열사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소위 '땅 짚고 헤엄치기'인 셈이다. 이후 이 회사(현재의 현대글로비스)는 상장되어 정의선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는 1조원이 되었다. 이젠 이런 방법이 통할 수 없다. 내부거래 관행에 철퇴를 내렸기에. 그렇다. 부의 비밀은 경쟁을 비껴가게 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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