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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서평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권희정 시대가 던진 질문의 답을 찾다

by 쓸쓰 2023.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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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권희정 시대가 던진 질문의 답을 찾다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요즘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깊게 고민되는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특히나 껍데기만 있는 자기 계발서들을 읽다 보면 심각하게 고민되고 나 자신에게 하게 되는 질문이기도 했다. 자기 계발서. 이런 장르가 외국에서는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 출판계들이 불황에 허덕이다가 몇몇 스타강사들을 등에 업고 시장판으로 뛰어든 것이 바로 그 장르겠다. 먹고사니즘에 빠지다 보니 사람들이 책을 안 읽고 출판계라고 지식인들 폼만 잡을 수 있나 먹고는 살아야지 하지만 역시 악순환의 반복인 것 같았다.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돈 많은 사람들은 책을 읽을 도덕적 여유가 없고, 돈 없는 사람들은 연장근무에 휴일근무까지 도저히 책을 볼 시간이 없는 것이다. 위에서부터 타락하니 전체적인 나라 문화가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킨 것도 문제고 그런 자극적 문화를 조장하는 언론환경도 참 문제겠다. 여하튼, 출판계나 텍스트 노동자들이나 갈증을 해소할 책을 찾는 사람들이나 참 살기 힘든 현실인 것 같다. 진보언론들조차 '클릭률'때문에 '어뷰징'을 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한다. 고전 열풍이 왜 일어나는 것일까? 책은 껍데기만 있고 깊이가 없고 영화도 비주얼만 있고 스토리가 없다. 정말 돌아서면 기억나지 않는 자극적 문화들이 넘쳐난다.

 

이런 질문의 홍수 속에서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라는 질문은 나 스스로 항상 하던 질문이었다. 그런데 이런 제목의 책이 떡하니 출판됐으니, 읽고 싶지 않을 수 없었다. 제목만큼 이 책이 가치가 있을까? 결과는 그렇다고 말하고 싶다. 현재 상명사대부여고 철학 교사와 숭실대학교 철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신 권희정작가는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이 책에서 여러 철학적 가치가 있는 책들을 소개하고 자가를 설명하고 그 시대를 설명하고 같이 읽으면 좋을만한 책을 추천한다. 어떻게 보면 간단한 서평을 묶어낸 듯하기도 하지만 큰 주제에 작가의 철학적 고민을 함께 묶어낸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소크라테스는 전쟁이 잦고 상대주의가 만연한 고대 그리스 사회에서 정의로운 사회와 가치 있는 삶을 따져 묻다가 사형을 당했다.

 

그가 용기가 무어냐, 정의가 무어냐고 끈질기게 물었던 것은 단지 지적 유희가 아니었다. 치열하게 시대를 살아 내려는 몸부림이었다. 그는 인간답게 살려면 권력을 얻고 사람들을 현혹하고 인기를 끄는 데 가치를 두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우리 모두 인생을 걸고 각자의 영혼을 정화하여 옳음을 추구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환기시키려 했다. 아테네 시민들은 껄끄러운 소크라테스에게 사형으로 화답했다.」

 

-저자의 말 中 Chapter 1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생각하다-지속 가능한 세상을 위한 질문들 1.500년 뒤에도 인류가 살아 있을까? 2. 문명의 종말을 부르는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인가? 3. 넘치거나 부족한 인구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4. 세상의 변화 속도를 어떻게 따라갈까? 5. 차고 넘치는 재화가 풍요로운 삶을 보장할까? 6. 미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참된 가치관은 무엇인가? Chapter 2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인류와 문명에 관한 물음표 7. 동물적 본성을 버리는 것이 인간다움의 조건일까? 8. 착하고 도덕적인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 왜 이기적일 수 있는가? 9. 국민이 국가를 만드는가 국가가 국민을 만드는가? 10. 대중의 생각은 항상 보편적이고 옳은가?

 

11. 지능이 높으면 능력도 뛰어날까? 12. 우리가 도덕적이기 때문에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일까? 13.'일'이 반드시 힘들고 고통스러워야 할까? 14. 어떨 때 인간은 가장 행복할까? Chapter 3 문명은 진보하고 있는가?-역사를 만드는 일곱 가지 코드 15. 누가 역사를 만드는가? 16. 역사의 대변혁을 이끄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17. 창조적 소수의 아이디어가 어떻게 역사를 바꾸었는가? 18. 역사가 예술을 만드는가, 예술이 역사를 만드는가? 19. 프로테스탄티즘은 어떻게 부를 정당화시켰는가? 20. 과학의 새로운 발견은 역사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21. 미지를 향한 탐구는 어떻게 역사를 변화시켰는가? Chapter 4 정치가 인간 사회를 바르게 이끌 수 있을까?

 

-인본주의와 권력의 함수관계 22.정치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23. 군중과 권력의 본질은 무엇인가? 24. 권력은 어떤 형태로 군중을 지배하는가? 25. 국가의 리더가 갖추어야 할 최고의 덕목은 무엇인가? 26. 우리가 원하는 사회의 모습은? Chapter 5 올바르게 산다는 것의 참된 의미를 찾아서-철학의 이유 27. 올바른 삶이란 무엇인가? 28.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29. 자연의 존재로서 살아가는 인간의 길은 무엇인가? 30.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가? Chapter 6 충돌인가, 공존인가-동양과 서양, 야만과 문명, 질서와 무질서의 변주 31. 서양 지식 사회는 동양을 어떻게 왜곡하고 재단하는가? 32. 무엇이 세계의 대립과 충돌을 야기하는가?

 

33. 비과학적인 것은 모두가 미개한 것인가? 34. 신화에는 무엇이 담겨 있는가? 35. 과학이 발전하면 어쩔 수 없이 환경이 파괴될까? 36. 불규칙해 보이는 자연 세계에도 질서와 법칙이 존재할까? 우리가 자기 계발서를 읽는 이유가 무엇일까? 당연히 자기 계발을 하기 위해서겠다. 하지만, 그런 장르로 특화돼서 나온 책들을 몇 권 읽어 보신 분들은 알 것이다. 열심히 죽도록 해라. 이외의 별다른 말은 없다는 것을. 심지어 이 책에서 인용한 것을 저책에서 인용하고 중복과 비슷함의 극치를 달린다. 인문학 책은 왜 읽을까? 인문학 책을 읽다 보면 인간과 사회를 분석하고 철학적 질문을 던짐으로써 깊이 있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책들과 이런 질문들이 어떤 해답을 가져다주지 못하더라도 그 질문을 던지고 고민하는 그 행위 자체가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그렇게 질문하고 고민하고 인간과 사회를 들여다보면 저절로 자기 계발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렇다. 책을 읽는 자체가 자기 계발을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자기 계발서의 장르가 나와서 판을 치지만 그 장르의 대부분의 책들은 마치 운동하지 않는 사람이 살 빼고 싶다고 다이어트 약만 복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리라. 깊이 있는 책을 읽는 것이야말로 운동하는 그 행위 자체라고 할 수 있겠다.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이 책을 읽으면서도 사람은 아는 만큼만 보이고 관심 있는 것만 보인다고 하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유독 경제와 정치 부분이 눈에 쏙쏙. 머리에 쏙쏙 들어오니 말이다. 여러 책들의 소개 속에서 꼭 읽어보고 싶은 고전들도 몇 권 챙겨두었고, 가슴에 정말 많은 문장이 들어앉았다.

 

「공장의 경영자는 기계가 인간처럼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간이라는 생산 요소를 배제하려 한다. 그래서 많은 노력을 기율여 기계화와 공장의 대형화가 이루어진다. 이는 노동자의 교섭력이 매우 약해짐을 의미한다. 오늘의 경제학에 의한 정책이라는 것은, 개발의 진정한 수익자여야 할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고 있다. 거대주의와 기계화의 경제학은 19세기의 환경이나 사고의 '유물'로서, 오늘의 문제는 무엇 하나 해결할 힘을 갖고 있지 않다.」 -62p 「갈수록 커지는 빈부 격차를 줄이기 위해 특권층의 기부를 장려하고 개인들의 사회봉사를 확대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니버가 보기에 이런 식의 대안은 특권층의 권력을 과시하는 데에만 효과적이며, 오히려 빈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제도적 노력을 가로막게 된다.」 -95~96p 「사회적 강자가 교묘하게 제도를 이용하여 약자를 압박하거나 여론의 흐름을 지배한다면 폭력이 없이도 사회적 약자들은 충분히 고통스럽게 마련이다.」 -97p 「자급자족의 생산체제에서는 어느 정도 생계가 안정되면 아무리 성과급을 올리다 한들 생산성이 높아지지는 않는다. 오늘날 우리가 성과급에 따라 더 열심히 일하는 것은 부자가 되어 사회적 대우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다.

 

이러한 성공에 대한 열망이 자본주의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한 셈이다.」 -206p 「만약 베버가 살아 있다면,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은 노사 모두 자본주의적 윤리 의식의 부재에서 비롯되었다고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207p 「권력은 구성원의 약속과 합의에 의해 탄생했다. 다수의 구성원들은 소수의 개인에게 집단을 이끌 권력을 부여함으로써 집단이 질서를 이루고 구성원 개개인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했다. 그리고 권력과 구성원 사이를 연결하고 힘의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 바로 정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권력은 대중의 통제를 벗어나 자생력을 갖게 되었으며, 정치는 '소수의 지배'를 강화하는 형태로 변질되었다.」 -232p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요즘 읽었던 책들 중에 보기 드물게 좋은 책인 것 같다. 작가의 폭넓은 사상과 지식에 감탄스럽기도 하고 엄청난 독서량이 부럽기도 했다.

 

또한 절망스럽기도 했다. '나는 언제 저렇게 읽지?' 하는. 작가가 이 시대에 던지고 싶은 질문을 과거의 명작들과 철학적 질문들을 버무려 한 권의 책으로 잘 만들어냈다. 시대가 던진 질문의 답을 찾다. 과거의 고민들이 현재에도 유효하고 미래의 해답을 주지는 못하더라도 '질문을 던진다'라는 행위 자체의 고귀함이 느껴진다. 국민이 정부에게 질문하지 못하고, 노동자가 관리자에게 질문하지 못하고, 학생이 선생에게 질문하지 못하는 사회가 되어 가고 있다. 질문이 많거나 자신들과 생각이 다르면 사형으로 다스리던 과거에서 우리는 얼마나 더 발전해 왔을까? 이 책도 좋지만, 이 책에 나온 고전들도 읽고 싶은 욕심이 가득 해지며 책의 마지막 장을 넘겼다.

 

가끔은 이런 책이 좋다.이 책... 참 매력 있다. 여러 책을 소개하면서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한 분야의 책이 아닌 여러 분야의 책을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적혀있다. 여기에 나온 책들은 내가 보았을 때 평균적으로 사람들이 어렵다고 느낄 가능성이 높은 책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문명에 대한 견해, 혹은 교육, 인류, 의미 등에 대해 언급한 책을 어려워한다. 나 역시 그러한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을 때 읽었던 책 보다 아직 읽지 못했던 책이 더 많았다. 예전에 내가 인문서, 철학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인간의 삶은 결국 철학적인 것인데 왜 사람들이 철학서를 어려워하고 싫어할까에 대해서 의문을 가진 적이 있다고 언급한 적이 있었다.

 

여전히 그렇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을 보면서 조금이나마 반성한 이유는 나 역시 여전히 편견을 가지고 책을 접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이 책에선 참 많은 책드림 소개되었는데 역시나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 지능 : 인간 지능의 새로운 이해> 편이었다. 이유는 내가 얼마 전 다큐프라임 <아이의 사생활>을 인상 깊게 다시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가 말하는 다중 지능은 아이 개인마다 각자 잘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상대적으로 잘할 수 없는 일이 있다고 지적한 것이었다. 또한 데즈먼드 모리스의 <털 없는 원숭이>에선 진화론적 관점으로 인간이 털이 없는 삶을 살게 되기까지의 이야기와 그에 관한 저자의 생각을 담아둔 책이다.

 

또한 현 정치 상황에서 생각해 볼만한 책들이 소개되기도 했다. 엘리아스 카네티의 <감시와 처벌>이라던가,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를 소개하며 인간의 본성과 그들이 모인 이 사회에서의 정치, 그 가능성은 어디까지이며 참된 유토피아가 실현가능한가에 대해 언급했다. 동양과 서양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이 역시 다큐프라임 <동과 서>를 보고 관심을 가졌던 부분이기 때문일 것이다. 책들의 제목만 들어서는 어렵게 느껴지지만 인생을 살아가면서 이러한 책을 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를 알고 어떻게 살지를 정하며, 타인을 만나 문명이 시작된다. 그렇게 사회가 만들어지고 국가를 이루며 그로 인해 정치가 시작된다.

 

세상엔 동과 서가 있고, 우리가 잘 조합하여 만들어야 할 미래는 과연 어떠한 것인가. 이 우리에게 밀접한 내용이 이 책에서는 여러 책들을 소개하며 저자의 생각을 담고 있다. 그래서 앉은 채로 재미를 느끼며 잘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저자는 '철학 권하는 선생님'이라는 별명이 있나 보다. 나 역시 그녀의 그러한 태도를 지지한다. 요즘 학교를 대체 왜 다니는지 모르겠다. 공부만 하다가 학교에서 권력이 생기고 약한 자를 괴롭히고 강한 자가 살아남고 왕따(집단 따돌림)가 빈번하며 자살사고가 끊이지 않고 안팎으로 사고만 치는 것이 학생의 본분이 아닐 텐데 말이다.

 

이 책을 읽고나니 나의 현 삶과 시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여기에 소개된 책들, 전부 다 흥미롭다. 한 번쯤 접해볼 수 있도록 해야겠다. 책의 화두를 보면은 '나는 왜 이 책을 읽는가, 어떤 사람이 되길 원하나'를 꼭 자문하길 권한다고 했다. 왜 읽을까? 심심하나깐, 눈에 보이니깐, 뭘 얻고 싶어서 읽는 걸까? 하는 고민을 했다. 잘 모르겠다. 꼭 이 책뿐만 아니라 항상 비슷한 생각을 하곤 한다. 일주일에 서너 권 정도 읽는데 읽기는 하는데 무얼 남겨야 하고 뭘 생각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도서관분류법에 의해 철학 쪽은 잘 가지도 않는데 철학자에 관련된 책이다 보니 더욱더 그렇다. 일단 뭘 알기 위해서 읽기로 생각했다. 그럼 뭘 알기 위해서인가 책의 소제목에서 가슴을 찌르는 한마디가 있을까 싶어서 읽는다.

 

그리고 그 안에 나에게 한 점을 찍어줄 한 줄 울 찾기 위해서 읽는다고 말하고 싶다. 누가 했는지 모르겠지만 책을 다 알려고 하지 마라 그중에 한 줄이라도 기억이 난다면 성공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이다. 문명의 종말을 부르는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인가? 환경의 변화와 인구변화가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한다. 내가 생각하는 것은 너무 많은 공부를 하는 탓과 더 편하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아주 작은 문제부터 실천하는 것이 종말을 막는 가장 쉬은 방법이다.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재활용, 나중에라도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아예 만들지 않는다.

 

예를 들어 원자력발전소는 최대한 빨리 봉쇄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역사가 예술을 만드는가, 예술이 역사를 만드는가? 지금의 클래식도 그 시대에는 최신유행가요였을 것이다. 상황에 따라 장소에 따라 시대에 따라 바뀌는 것이다. 역사가 예술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에 울산 반구대 앞에 투명댐에 설치된다고 한다. 예술로 그렸다기보다는 많은 고기를 잡고 싶다는 의미와 자랑의 의미에서 시작한 암각화였을 것이다. 세월이 지나 즉 역사가 예술로 진화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치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국민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북학의를 쓴 박제가도 청나라를 사랑하고 본받자고 쓴 것 같지만 사실 국민을 위해서 편리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벽돌가옥은 무너지는 초가집을 생각했고, 무거운 가마를 드는 국민을 위해 수레를 생각하게 된 것이다. 목소리를 냈지만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서 묻히고만 것이다. 지금의 정치도 누구를 위해서 하는 것이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철학 일단 어렵다. 읽은 책도 있다는 것이 일단 자랑스럽다. 제대로 아냐고 물어본다면 부끄럽다. 하지만 일단 맛을 보니(표현이 이상한가?)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불혹의 나이가 다 되어가는데 단계별 독서를 하지 않은 탓인지 독서력이 딸리는 것이 늘~ 마음에 걸리던 차에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왠지 부족한 나의 독서력을 키워줄 것만 같은 기대감을 갖게 했다. 먼저 이 책의 작가는 철학교육을 전공했다고 한다.

 

작가의 말을 천천히 읽다가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어 인용해 본다. '남의 생각을 빌려 나를 키우는 고생을 굳이 하는 것은 내가 나의 주인이 되고자 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자랑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 책을 읽고 처세법을 갖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은 세상을 읽는 나만의 눈을 갖는 데 있다... 결국 내 의식의 주인이 되고, 현명한 벗을 사귀며, 세상을 이해하는 길은 하나로 통한다. 옛사람과 만나 그들의 시대 맥락과 문제의식을 끊임없이 나누고 교류하는 것이다. ' 무엇을 깨달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작가의 말에서 뭔가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마구 밀려왔다.

 

총 6개의 챕터로 구성되어있고, 챕터별로 같은 부류의 고전들을 모아서 읽기 편하게 편집해 놓았다. 부끄럽게도 나는 36권 중 어느 한 권도 읽은 책이 없다. 그저 책 제목을 들어보았던 것이 몇 가지 있을 뿐. 하지만 두꺼운 책을 전부 읽고 이해하기란 힘들겠지만 작가는 편안한 해석을 통해 나처럼 독서력이 약한 독자들도 쉽게 읽을 수 있게 써 놓았다. 이 중 한 권이라도 꼭 읽고 싶은 책이 생긴다면 성공했다 생각했는데 나는 이 중에서 두 권의 책을 꼭 읽고 싶어졌다.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 내가 아이를 키우고 있다 보니 관심이 확~ 가는 부분이었다.

 

내 아이에게는 어떤 지능이 뛰어날까.. 궁금하기도 하고.. ^^ 크면서 많이 들었던 맹자왈.. 공자왈.. 했던.. 그러나 진정 맹자나 공자에 대해 알지 못했던 것이 한심함과 동시에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은 인물로 맹자를 선택했다. 뭣보다 이 책을 읽으며 다양한 전문용어나 역사에서 들어보았던 사건들 인물들에 대해 적절하게 설명되어 있어 지식이 한층 성장한 것 같다. 그리고 '함께 읽을 책'도 추천되어 있다. 좋은 책을 내가 고르는 데는 부족함이 있는데 전문가가 추천해 주니 믿음이 가고, 내용이 간단히 소개되어 있다 보니 기본적으로 내용을 살짝 알고 책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책 한 권을 소중히 잘 간직하고 하나하나 고전을 독파해 가는 즐거움을 선물해 준 소중한 책이다. 내가 고른 두 권의 책을 시작으로 앞으로 시간을 내서 꼭~ 읽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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