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케는 20세기 독일을 대표하는 시인으로써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의 작품을 깊이 있게 접해 본 적이 없어서 이번에 출간된 책을 통해 그의 명시를 감상하고 싶어서 접 하게 되었다. 릴케는 열 세살부터 시를 쓰기 시작 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릴케의 시 작품을 전기 작품과 후기 작품으로 나누어서 전기에 해당하는 작 품들을 이 책에 실었다 한다. 총 4장으로 분류하여 첫 시집, 초기 시집, 시도서, 형상 시집으로 나누어져 있고 연작으로 갖가지 목소리라하여 불우한 사람들을 대변하는 시도 수록되어 있다. 시와 더불어 책 사이사이에 그 시대 화가들의 명화도 같이 삽입되어 있어서 시의 느낌을 한결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었다.
현대 시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과 내용을 담고 있어서 각 시에서 릴케가 표현하고자 하는 숨은 뜻이 무엇인지 인지하고자 깊이 있게 음미하며 읽었지만, 그 깊이를 쉽게 알 수 없는 내용들도 있어서 시가 쓰여진 시대적 배경과 릴케의 생애에 대해서 좀 더 공부 한 후에 다 시 읽으면 새로운 감동을 느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전해져 오는 고전작품들은 그림이든 인문이든 문학이든 시대가 아무리 흘렀어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순간순간의 오락적인 즐거움과 삶을 깊이 없이 속도만을 외치며 현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쉼표를 제공하며 삶을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지금까지 릴케의 이름만 알고 있었는데 정식이름이 라이너 마리아 릴케이고 1875년에 태어나 1926에 생을 마감 했다는 것과 그의 시대별 작품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나의 감성이 한층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 들었다. 시대가 흐를수록 고전의 깊은 뜻은 더욱 진해지는 것 같다. 릴케의 후기작품에도 많은 기대가 된다.코로나 여파로 집안에 있는 일이 많아지다보니 다른 분들의 글속에서 보니 다들 책 한권이 옆에 있는 듯 싶다 머리가 아픈 이야기를 볼수도 있지만 한숨 고르기 하듯이 시집이란 걸 통해서 한박자 쉬는 시간이 되는 것도 좋은 듯 싶다 사람들은 시집은 언제 읽었는가를 생각하니 고등 문학시간을 뒤로 쉽게 접하지 않았다고 했던 것이 기억이 나고 아들은 시는 이해가 가지 않아서 외운다고 했던것이 기억이 난다 게다가 지금 손에 잡은 것은 릴케가 아닌가....
로탱의 제자로 활동도 했던 서정시의 릴케를 쉽게 이해가 될까 싶기도 했지만 나이가 시를 이해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게 하는걸 보면 시의 힘은 놀랍기도 하다. 철학적인 단어를 쓰는 것도 좋지만 삶과 죽음을 멀리 하지 않고 담담하게 그려내는 단어가 시를 좀 더 깊게 만드는 싶다. 시집은 어느 곳을 펴도 좋은 구성이라서 그냥 잡히는 순서대로 읽다보면 순간 멈추는 것이 나에게 깊이를 주는 문장이라고 생각이 든다. 수많은 시들이 초기 작품부터 종교적인 테마를 가진 수도사 생활 구성과 순례자 그리고 가난과 죽음으로 삶과 죽음을 종교적인 문체로 풀어가는 것이 있는데 마지막 구성에 있는 형상시집에 구성된 시들이 좀 더 와닿는다. 그중에 지금 시국의 느낌와 와 닿는 제목이 하나 있다 두려움 잎이 시든 숲에서 새가 외치는 소리 하나가 솟아오른다. 잎이 시든 이숲에서는 그 소리에 의미가 없어 보인다.
더구나 새의 둥근 외침은 이소리가 만들어진 순간에 마치 하나의 하늘처럼 시든 숲위에 넓게 퍼진다. 모든 것이 순순히 이 외침 속에 흡수된다. 경치 전체가 소리도 없이 그 속에 있는 것 같다. 커다란 바람이 그 속에 얌전히 들어가는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한동안이 창백해져서 잠잠하다. 그 소리에서 한걸음만 밖으로 빠져나오면 자신들이 그것에 닿아서 죽게 될 사물들을 알고 있는것처럼 늘 정신없이 흘러가는 것속에서 흡수가 되어서 자연스럽게 흘러가다가도 그곳에서 벗어나는 순간 그것이 보일때가 있다. 그 순간 우리는 두려움이 느낄 수밖에 없다.
외로워서 겁나서 아님 알수 없어서.... 지금 우리는 알수 없어서 더 두려울수 밖에 없는 듯 하다. 릴케도 그 당시의 자신을 돌아보면서 많은 시를 만들고 많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주고 하물며 윤동주 시에서도 등장하는 시인이 아니던가 길지도 않는 문체의 구성으로 서양인의 시각으로 보는 대상들을 흠쳐보기 할수 있는 시집으로 아름다움부터 죽음까지 두루 섭렵한 릴케 시인의 시집으로 한번 숨고르기 할 시간이 된 듯 싶다.어느 봄날에선가 꿈에선가 어느 봄날에선가 꿈에선가 언제였던가 너를 본 적이 있다. 지금 우리는 가을날을 함께 걷고 있다.
그리고 너는 내 손을 잡고 흐느끼고 있다. 흘러가는 구름을 울고 있는가. 핏빛처럼 붉은 나뭇잎 때문인가. 그렇지 않으리. 언젠가 한번 행복했기 때문이리라. 어느 봄날에선가 꿈에선가.... 간혹 시집을 한 권씩 사고 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시인. 니체의 친구이자 바그너의 친구. 니체의 연적이자 바그너의 연적. 그래도 루 살로메에게 가장 가까이 간 사람이 릴케라고 들었다. 물론 그 말이 릴케가 그녀의 영원한 연인이 되는데 성공했다는 말은 아니다. 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내가 암송하는 유일한 싯구는 릴케의 것이다. 아름다움이란, 우리가 가까스로 견딜 수 있는 두려움의 시작에 불과하다. 꿈은 이루어진다? 그 꿈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가까스로.. 견디어 낼 수 있는.. 두려움의.. 시작에 불과하다. 아쉽게도 이 시집에 그 시는 보이지 않는다. 우연히 내 머리속에 콕 박혀버린 구절이 담겨있는 시 전체가 궁금했는데..
이 시집은 릴케의 시중 전반기에 해당하는 시들을 모은 작품이라 한다. 엄숙한 시간 지금 세계의 어느 곳에서 누가 울고 있다. 이유도 없이 울고 있는 사람은 나를 울고 있다. 지금 밤의 어는 곳에서 누가 웃고 있다. 이유도 없이 웃고 있는 사람은 나를 비웃고 있다. 지금 세계의 어느 곳에서 누가 걷고 있다. 이유도 없이 걷고 있는 사람은 나에게 오고 있다. 지금 세계의 어느 곳에서 누가 죽어 간다. 이유도 없이 죽어 가는 사람은 나를 바라보고 있다.교과서에 실린 ‘시’가 아닌 시집을 통해서 시를 접하게 된 건 고등학교를 다닐 때였다. 한문 선생님께선 매 수업시간마다 시를 한편씩 외워오라는 숙제를 내주셨고, 그 선생님 덕분에 서점에서 처음으로 시집을 샀다.
사춘기 시절 내가 골랐던 시집은 ‘사랑을 위한 아름다운 시모음집’이었다. 기억나는 시 한편은 ‘클라우디아 애드리에나 그랜디’의 《그대를 생각하는 즐거움》이다. 그대를 생각하는 즐거움 - 클라우디아 애드리에나 그랜디 - 아주 종종 그대를 생각합니다. 그대는 끊임없이 내 마음 속에 찾아 들지요. 그대를 생각합니다. 뜻하지 않은 시간에 뜻하지 않은 곳에서 그대에 대한 아름다운 생각들을 하면서 끊임없이 놀라게 되는 것은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지요. 이 시를 떠올리면 예전 짝사랑의 추억도 떠오르고, 소녀였던 그 시절로 돌아간 느낌도 든다.
언젠가 ‘릴케’라는 이름은 들어봤지만, 딱히 잘 알지 못했기에 이 책을 선택했다. 처음엔 별 생각 없었지만 시를 읽으면서 하나둘 생각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책을 펼쳐들고 보통 책을 읽는 속도로 시집을 읽어가다가 목에 뭔가가‘탁’하고 걸리는 느낌이 들어 한참동안 책을 내려놓고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때론 띄엄띄엄 페이지를 건너뛰기도 하고, 읽은 페이지를 붙잡고 몇 번씩 다시 읽으면서 그렇게 릴케의 시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아래는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다. 인생을 이해하려 해서는 안 된다. - R.M. 릴케 - 인생을 이해하려 해서는 안 된다. 인생은 축제일 같은 것이다. 하루하루를 일어나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길을 걷는 어린아이가 바람이 불 때마다 실려 오는 많은 꽃잎을 개의치 않듯이. 어린아이는 꽃잎을 주워서 모아 둘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것이 머무르고 싶어 하는데도 머리카락에 앉은 꽃잎을 가볍게 털어버린다. 그러고는 앳된 나이의 새로운 꽃잎에 손을 내민다. 요즘 ‘인생’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어서일까. 나는 이 시를 유난히도 많이 읽었고 또다시 읽었다. 그리고 지금은 마음에 담아두었다. 하루하루 현실을 살아가면서도, 어째서인지 인생은 살면 살수록 복잡해지는 것 같고, 꼬여만 가는 것 같아서 꽤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시를 읽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저 길을 걷는 아이처럼 언제까지고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많은 꽃잎도 개의치 않고 살아갈 수 있다면 참 좋겠다고 말이다.
장문의 산문시가 아닌 이상 일반적으로 시는 소설이나 수필 등 다른 여느 장르의 글에 비해 짧고 간결하며 냉장고 속 얼음처럼 작가의 감성이 함축적이다. 그 얼음을 독자들이 읽고 공감하는 과정에서 얼음이 녹아 가슴 절절한 감성의 사연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대개 14행 전후의 문장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다수의 독자들 생각에는 시가 쓰기에 가장 수월한 문학장르가 아닐까 생각해 보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시 쓰기가 제일 힘들다고 본다. 그 짧은 몇 개의 연 속에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수많은 생각들을 하나의 주재 안에 운율을 유지한 채 함축적으로 감동과 여운을 자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시 쓰는 동안에 작가는 마음을 허물었다가 다시 세우기도 하며, 고독과 고통의 손을 잡아야 할 것이다. 이제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를 말해야겠다.
우선 이 시집에 대한 책소개에서처럼 '릴케 시집'은 한 마디로 릴케의 시적 창작의 흐름을 엿볼 수 있도록 릴케의 시대별 시집 네 권을 하나로 묶은 책이다. 그의 시는 그 어떤 사람들의 글보다 꾸밈이나 복잡한 산문적 표현이 덜하다. 문장에 옷을 입히기 위해 화려한 수사법을 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마지막 연의 아름다운 여운을 위해 문장 속에 필살기가 될 수 있는 표현을 두문분출시켜 놓음도 없다. 그저 릴케의 시는 한 구절 한 구절마다 그 순간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쏟아 놓되, 그의 가장 큰 특색인 사물을 보는 힘과 구절의 멋진 배열이라든지 서정적인 표현을 쉽고 아름답게 완성시켜 놓는다. 그의 싯귀마다 바위에 붙어 있는 따개비들처럼 고독과 그리움의 고통이 덕지덕지 배어 있다가 하얀 눈이 녹아 흐르듯 여백을 적시며 주루륵 종잇장 밖으로 흘러 나간다.
그 감정을 독자들은 마음으로 받아 마시며, 그 순간만큼은 최소한 현실의 배에서 잠시 내려 가슴에 손을 얹고 가만히 조아리게 된다. 몇 편의 시집이 출간되었는데, 그의 모든 시들이 다 그러하였다. 그의 시를 보고 배워 시 쓰기를 시작한 젊은 작가들도 꽤 많을 것이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가 환경이 변하고 사람들이 바뀐다 할 지라도 윤동주의 시 '별헤는 밤'에서 불려지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그의 시를 통해 이 세상 모든 다른 시들의 받침돌이 되어 줄 것이다. 그래서 릴케를 가리켜 어느 작가는 '릴케야 말로 시인 중에 시인이다'라 말하는 것이 아닐까.
릴케의 시집 속에 들어가 있는 시들은 전부 주옥 같이 빛을 발하는데, 글자에 배어 있는 짙고 깊은 감성이 독자들의 머릿 속에서 지워지지 않고 오랫동안 여운으로 타오르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순수하고 그 무엇보다 고뇌한 흔적이 있는 릴케의 시를 통해 나도 시 습작을 해보기도 했고, 그로인해 시를 그 어떤 장르의 문학보다 사랑하게 되었으며, 그의 서간문,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고, 옌스 페터 야콥센이라는 뛰어난 소설가의 아름다운 소설도 체험해 보았다. 인간에게 원초적인 쓸쓸함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적어도 릴케의 시로 인해 어느새 하나의 세상이 머리 위로 떨어지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담이지만,
다른 장르의 글보다 시에 대해서는 번역 작업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소설 같은 경우에는 장면이나 심리의 형용에 있어서 약간의 번역 오류가 생겨도 전체적인 글의 의미와 주제, 그리고 흐름에 지장이 없지만, 시와 같은 경우에는 자칫 저자의 의도에 반하거나 시 전체의 의미가 틀어져 버리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릴케의 이번 시집은 이전에도 읽어보았었다. 두 시집 속에 담겨진 시들이 똑 같다. 그런데 옮긴 이의 번역에 의해 서로 다른 시가 되어버렸다. 독자들 개인차에 따라 선호하는 번역이 있을 것이라 생각할 정도이다. 여하튼, 그 누구보다 외롭고, 고독하고, 그리움 속에서 하루하루 마음을 떨며 풍경과 서정을 싯귀로 옮기는 릴케의 초췌한 옆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헤르만 헤세와 더불어 독일 문학의 최대 거장이라 일컫고 싶다.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의 모습과 묘비에 쓰여진 시가 그리웁게 눈 앞에서 가늠되어지는 밤이다. '오 장미여, 순수한 모순이여'
'Book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금말씨 차동엽 세상에 빈말은 없다 (0) | 2023.09.16 |
---|---|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part2 변화의 시작 김현태 (0) | 2023.09.16 |
인생은 뜻대로 되는 게 아니란다 김성희 옥스퍼드 써니 할머니의 유쾌한 인생조언 (0) | 2023.09.14 |
스스로 살아가는 힘 문요한 내가 선택하고 결정하는 인생법 (0) | 2023.09.14 |
대화의 비밀 천호림 상처 받지 않고 관계가 행복해지는 (0) | 2023.09.1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