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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인생은 뜻대로 되는 게 아니란다 김성희 옥스퍼드 써니 할머니의 유쾌한 인생조언

by 쓸쓰 2023.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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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뜻대로 되는 게 아니란다 김성희 옥스퍼드 써니 할머니의 유쾌한 인생조언

 

 

인생은 뜻대로 되는 게 아니란다는 제목처럼 인생은 정말 알 수 없는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는 것 같다. 한 가족에서 친형제 자매도 서로의 인생이 다르고 쌍둥이들의 인생도 다 다르고 각자 나름대로의 스토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하지만 인생의 정답은 아무도 모르고 누가 성공한 사람인지 실패한 사람인지는 그 사람의 인생이 마감이 된 뒤에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 답을 조금이라도 알려줄 인생의 조언자를 찾고 싶어 한다. 나 역시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내가 제길을 가고 있는지 묻고 싶은 상대가 필요했기에 이 써니 할머니의 인생조언이 너무나 궁금했다. 처음 책을 읽었을 때 이 할머니가 그냥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력이 너무나 화려했기 때문이다.

 

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하고 우리나라 EBS에서 영어강의 방송을 하고 다시 또 옥스퍼드 대학원에 들어가서 졸업한 사람이었다. 누가 보더라도 부러워할만한 어머니상 아닌가 싶었다. 나의 삶과 동떨어진 또 다른 한 명의 자기 계발서를 쓰시는 분이라고 생각했다. 이분이 전해주고픈 이야기가 과연 내 인생에 도움이 될까 의문이 생기려 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우려는 떠나갔고 인생을 어떻게 하면 즐겁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 써니 할머니의 조언에 빠져들었다. 누군가 나이가 많으신 분들의 입에서 전해지는 인생의 지혜는 함부로 무시할 수 없다고 했던가...

 

아무래도 경험에서 나온 조언들이 많았기에 그런지 깨닫는 점도 많았다. 보이스 프롬 옥스퍼드에 인터뷰한 유명한 사람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인생 조언 중 하나는 지금 행복한가이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내가 살고 있는 삶이, 내가 일하고 있는 곳에서 행복하냐는 것이었다. 나를 되돌아보자니 늘 불평불만이 많았던 것 같다. 내가 처한 환경이 불만이었고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싫었고 내게 능력 없음을 볼 때도 왜 이런 일들이 생겼는지 좌절하기만 했던 것 같다. 아주 작은 것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면 인생은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여러 사람들을 통해 알게 됐다. 한 예로 옥스퍼드 의대 부학장인 데이비드 패터슨의 꿈이 라사냐를 맛있게 만드는 거라는 것이다.

 

다른 대학에서 공부하는 딸이 아버지가 요리한 라사냐를 먹고 싶다했기에 그녀를 만족시킬 라사냐를 만드는 소박한 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일 것이란다... 이렇게 작은 꿈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 삶에서 소소한 것으로 행복을 매일매일 느낀다면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정말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p. 258 인간의 사랑은 두 가지 모습을 띤다. 타인을 향한 사랑과 자기를 향한 사랑. 남을 향한 사랑은 치명적이고 매혹적인지만 한계가 있다. 우선 나를 영원히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 내가 기대하는 만큼 나를 사랑해 주기도 불가능하다. p. 259 나를 영원히, 그리고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나다.

 

오직 나만이 나를 제대로 사랑할 수 있고, 상처입은 나를 위로할 수 있다. 위에 말처럼 나를 사랑할 줄 알아야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타인을 향한 사랑만 너무 많이 채웠다면 , 그 사람이 떠나간 후 그릇은 텅 비어버린다. 그런다고 이기적인 자기 위안이 아닌 타인과의 사랑과자신에 대한 사랑이 적절히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 정말 동감이 되었다. 받으려고만 하는 것이 아닌 자기로 인해 채워진 사랑을 나눠줄 줄 알아야 행복할 수 있는 것 같다. 더 많은 것을 알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분명 다른 책과는 다른 따스함이 묻어나는 책이기에 권해주고 싶다.

 

누구나 좋은 글을 만나면 마음에 새겨 보기도 하고 지인들과 나누기도 한다. 좋은 강의를 듣게 되면 여러 번 되풀이해서 내 것으로 만들어보려고 노력한다. 어떤 이는 20대 청춘들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용기를 내어 실패해 보라고도 말한다. 실패도 때가 있고 공부도 때가 있다고 한다. 저자인 써니 할머니에게 옥스퍼드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남편과 떠났던 유학의 길에서 갑자기 아픈 남편을 대신해 생활을 감당하기 위해 죽어라 배웠던 영어는 영어를 가르치는 삶으로 바뀌게 된다. 두 아이의 어머니로 살다가 이제는 할머니로 열심히 살고 있다. 하지만 배움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옥스퍼드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을 때가 그랬다.

 

남편과 아이들을 떠나 배움을 직접 실천하며 사는 저자의 모습은 책내용을 이끄는 힘이다. 노구의 몸으로 댄싱퀸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과정은 매사에 사람을 잘 사귀는 열린 마음이라 뭐든지 열심히 하는 열정이 남다름을 보여준다. 옥스퍼드에서 공부하면서 만난 석학들과 그들의 강의 그리고 학생들의 수준은 부럽기만 했다. 왜 옥스퍼드 옥스퍼드 하는지를 말하는 듯했다. 옥스퍼드 자랑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곳에서 배우는 동안 생각했던 뜻을 실천하게 된다. 세계의 석학들의 강의를 모두와 공유하고자 하는 프로젝트를 직접 하게 되면서 보이스프롬 옥스퍼드의 대표가 된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엄마라서 여자라서 나이가 들어서 머리가 나빠서 기억력이 떨어져서 수많은 틀을 들이대면서 용기를 내지 못한다. 저자는 이걸 직접 깨는 선구자다. 그리고 할 수 있다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도 열정적으로 살아내고 있다. 위기에 때에 주저앉지 않는다. 책제목만 보면 인생의 실패를 만났을때 위로를 주는 메시지를 기대하게 하지만 그렇지 않다. 잘 풀리지 않는 인생의 고리를 이렇게 풀라고 조언하지도 않는다. 저자가 직접 삶으로 부딪친 인생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람은 뜻을 세우는 게 중요하지만 인생은 뜻대로 흘러가는 게 아니다. 하늘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지 않는가. 세월호를 보면서 답답한 마음이 많이 든다. 갑자기 자식을 잃은 슬픔을 당하기도 했다. 자식을 앞세우는 것이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지금도 실종상태로인 부모 마음이 얼마나 애탈까 생각하면 화가 난다. 어떤 위로도 그들 부모의 마음을 위로할 수 없다. 함께 아파하는 이웃들이 더 열심히 사는 것으로 그들을 위로할 뿐이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어른들의 추태를 돌아보지 않는다면 이런 재난 앞에 무너지는 이웃들은 언제나 잠재되어 있다. 다각적으로 용기를 내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주어진 삶에 순응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때론 아니라고 분명히 말할 때도 있다. 행복과 불행은 가진 것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 많이 가지면 행복하고 적게 가지면 불행한 게 아닌데도 이런 식으로 사회가 흘러가는 게 잘못이다. 어렵고 힘든 환경에서 개천에서 용 난다는 표현이 가진 자에게만 유리한 룰 자체가 잘못이다.

 

사회가 이것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내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다. 자식을 앞세운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슬픔에 빠져있는 이 나라에 힐링이 필요하다. 기쁨을 주는 소식에 목말라한다. 인생은 슬픔이다. 캄캄한 어두움에 한줄기 빛이 어두움을 몰아내는 것처럼 슬픔에 빠진 이나라 백성들에게 진정한 기쁨의 소식이 들렸으면 좋겠다. 슬픔에 목메지 말고 기쁨의 소식을 찾아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좋아하는 책도 좋고. 이 책의 앞부분은 유쾌한 수다로 시작한다. 하지만 끝은 다르다. 인생을 먼저 살아본 어른의 이야기가 이 땅을 힘들게 살아가는 후배들에게 좋은 조언으로 다가가기에 이 책은 충분하다.

 

인생이 생각한 대로, 계획한 대로 되지 않아 혼란스러운 요즘, 나는 이 책을 통해 지혜를 얻고 싶었다. 정해져 있지 않은 인생이라는 길에서 답을 얻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조금의 힌트라도.. 써니 할머니는 나이 오십에 옥스퍼드 대학에 입학. 부모가 되어서 느낀 부모의 마음, 성공이 아닌 실패를 통한 깨달음, 가족, 친구들의 이야기 등 경험한 일화를 통해 자신이 느꼈던 것을 진솔하지만 따뜻하게 풀어나간다. 이 조언은 아직 내가 느껴보지 못한 삶도, 내가 느껴보았던 것들도,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 단순하게 "이렇게 해야 성공한다."는 자기 계발서와는 다르다. 따뜻하지만 냉정하게, 현실적으로 조언하며,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책. 엄친 할머니 써니의 이야기다.

 

사실 난, 뚜렷하게 원하는 "직업"이 없는 것이 두려웠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원하는 꿈, 직업이 있지만, 자리가 없었다. 하고 싶은 일(A)을 하기 위해서 하고 싶지 않은 일(B)을 꼭 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B를 견뎌낼 자신이 없어서 난 그 일을 포기해야만 했다. 간접적으로 그 일(B)을 경험했을 때, 내가 그 일을 이겨낼 자신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내 미래가 새까만 어둠으로 가려졌을 때, 희망이 된 한마디는 바로 "오늘을 열심히 살라는 것"이었다. 하루하루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다 보면 보이지 않게 하루하루가 모여 새로운 길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빛나는 시작"을 하지 않아도 된다, 는 말이 너무나도 큰 빛이 되어 무거웠던 마음을 편안하게 내려놓을 수 있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이 옳다고 하는 삶을 사는 것, 어쩌면 그것이 가장 후회 없는 삶이 아닌가 싶다.

 

청춘이란 무기로 하고 싶은 것을 다 시도해 보는 것, 하루하루 주어진 시간을 열심히 잘 활용하는 것, 이뿐만 아니라 책 속의 다양한 써니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결코 내 맘대로 되지 않지만, 그래서 더 매력 있기도 한, 궁금증, 호기심을 계속 만들어내는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나는 아직 인생의 꿈과 답을 모르겠다. 어쩌면 평생 나를 따라다니는 "?"가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는 것,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다 보면 내게도 기회가 올 것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깨달았다. P.245 매일매일은 새로운 날이고 새로운 모험이 시작되는 날입니다. 하루를 잘 보내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죠. 그러면 오히려 뜻밖의 기회를 발견하게 될 겁니다.

 

P.248 모든 것은 우리가 의미를 어떻게 부여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렇다면 지금 남은 인생, 하루하루를 인생의 전환점으로 바라보는 건 어떨까.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내 삶을 바꿔놓을 결정적인 계기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글자 하나하나를 꼭꼭 짚어가며 누군가의 일상, 인생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참 흥미로운 일이다. 특히 지은이의 마음이 느껴지는 글은 진심을 다해 부르는 가수의 노래를 숨죽이며 듣는 것처럼 귀를 기울이게 된다. 한창 젊은이도 하기 힘든 공부를 쉰의 나이에 옥스퍼드에서 시작했다는 지은이는 ‘써니’로 불린다고 한다.

 

어린 친구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려 지내고 신나게 춤을 즐길 줄 알고 열심히 공부하는 그녀는 이름처럼 밝고 열정적인 사람 같다. 옥스퍼드에 들어와서 공부하라고 권하는 할머니 교수도 멋있고, 쉰의 나이에 세계 최고의 명문대학에서 공부하겠다고 도전하는 지은이도 참 멋있다. 우리나라 같으면 공부하라고 권하는 교수도 없을뿐더러 자식뒷바라지나 먹고살기에 허덕이는 오십 대에 엄두도 내지 못할 도전 같기 때문이다. 모두가 아직 잠들어있는 새벽, 종종걸음으로 또는 터덜거리는 걸음으로 마주치거나 등을 보이는 사람들은 다 나이 든 어르신들뿐이다. 왕왕 마주치는 젊은이들은 PC방에서 나오거나 술자리를 파해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이런 우리 현실에서 써니 할머니의 상황은 도전 그 자체로도 놀랍지만 참 부러운 모습이다. 세계적인 명사와 리더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보이스 프롬 옥스퍼드의 대표를 맡고 있다는 지은이는 옥스퍼드에서 공부하며 겪었던 일들, 만났던 사람들과 가족이야기, 자신의 인생길과 그 안에서 깨달은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형편이 어려운 유학생 친구들이든 세계적인 명사든 그 누구에게라도 선뜻 손을 내밀고 다가서고 활짝 마음을 여는 그녀에게 그 누가 마음을 열지 않을 수 있을까. 남들보다 앞서나가지 못해, 더 많이 가지지 못해 조바심 내는 이들에게 지은이는 처음부터 완벽하고 안정된 환경 하게 시작하길 바라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러면서 원하는 위치가 아니더라도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언제든 성장의 기회는 찾아오기 마련이고, 취업이 어려운 답답한 현실에 불평불만을 쏟아내기 보다 넓은 무대를 꿈꾸고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라고 기운을 북돋는다. 늘 부모가 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자식들에게 ‘세상의 모든 관계는 서로 주고받아야 하는 법’이라며 부모에게 마음의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지은이의 말에 마음이 뜨끔해졌다. 부모의 사랑을 당연하게 여기는 자식들은 빚쟁이처럼 “더 내놓으라”라고 요구는 잘 하지만 다정한 말 한마디나 감사한 마음표현에는 한 없이 인색하다.

 

세상의 모든 자식은 부모에게 ‘빛’인 동시에 ‘빚’인 것 같다는 지은이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배려해주는 사람들은 생각지 못하고 스스로가 유능하다고 착각하고 자신감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던 교만했던 젊은 시절의 일화를 통해 ‘겸손’을 깨닫게 된 이야기, 단순하고 소박한 현재의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세계적인 석학들의 삶, ‘오로지 공부’가 아닌 공부와 더불어 즐거움을 주는 안식처, 레퍼토리를 만들라는 조언 등 책에는 풍성한 인생의 경험이 녹아있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 이 책을 쓰고, 아마추어 볼륨댄싱 금메달에 도전장을 내고 직장인으로 아내로 엄마로 할머니로 자기만의 스텝을 밟아나가는 그녀를 보면서 나는 어떤 춤을 추고 있는지 절로 돌아보게 된다. 어릴 적부터 꿈이 뭐냐고 물으면 평범하게 사는 게 꿈이라고 말할 정도로 인생에 대한 고민을 해 본 적이 없던 것 같다.

 

아마도 부모님의 그늘아래에 있었기에 가능한 건방진 꿈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런데 요즘 나는 그런 꿈을 갖고 삼십년 정도를 살아온 것이 뼈에 사무치도록 후회가 연속인 날들을 보내고 있다. 지금 보내는 시간은 허투루 보낸 과거 시간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지금의 내가 대충대충 보낸 지낸 시간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생각에 하루하루가 더 힘들었다. 지금의 힘든 상황도 부족하여 나 스스로 나를 자책하는 일이 계속 이어졌다. 후회는 되고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은 늘 하면서도 습관처럼 굳어진 생활방식을 바꿀 엄두도 못 내겠고, 어디서부터 바꿔야 하는지도 모른 채 계속 스스로를 자책하는 시간만 보내고 있던 와중 만나게 된 것이 김성희 교수님의 [인생은 뜻대로 되는 게 아니란다]라는 책이다.

 

옥스퍼드 써니 할머니의 유쾌한 인생조언이라는 책표지의 글을 보며 나이든 사람이 보내주는 조언일 것이라 생각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읽을수록 앞으로 내가 어떻게 지내면 좋을지에 대한 방향이 잡히는 느낌이었다. "수많은 학자들을 만나며 지식을 전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심지어 공부를 남들보다 2배는 했으니), 남들보다 꿈도 크고 이루고 싶은 것도 많을 거라는 오해를 종종 받는다. 하지만 결코 원대한 목표를 세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눈앞에 주어진 현실에 최선을 다하다 보니, 최선의 선택이 어렵다면 차선의 선택을 하자는 마음으로 살다 보니, 오히려 많은 걸 이룰 수 있었다." 보통은 어릴 적부터 큰 꿈을 갖는 것이 좋은 것이고, 꿈이 없다 말하면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말하는 세상 속에서 자라온 나는 무의식적으로 꿈이 없으면 안 된다, 우선 꿈을 찾아야 한다.

 

목표를 세워야만 행동할 수 있다는 압박에 지금의 현실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써니 할머니의 한마디에 목표가 아닌 현실에 충실하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에 살얼음판에서 불안하게 걷던 것을 멈추고 현실로 돌아와 지금 하는 일을 어떻게 하면 최선을 다 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생각을 시작하게 됐다. 책을 다 읽고 보니 최근에 읽은 [여덟 단어]라는 책과 [살아있는 뜨거움]이라는 책에서도 말한 차선의 선택에 대하여 말을 하는 것이 가장 마음에 남는다. 이제껏 나는 좋은 자리에 있어야만 내가 좋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내가 하는 일의 가치와 중요성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성공한 사람들, 아니 자신의 인생의 가치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들의 조언을 들어보니 그들은 자신이 있는 자리를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바꾸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자신의 선택이 최선이 아닌 차선이었다 하더라도 자신이 선택한 일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서 그 일이 처음부터 최선의 선택이었던 것처럼 상황을 변화시키는 것이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이라는 것을 [인생은 뜻대로 되는 게 아니란다]라는 책을 통해 깨닫게 된 것 같다. "우리는 순간의 중요성을 잊고 산다. 멀리 내다보고 대단한 꿈이 있어야만 좋은 인생을 사는 거라 착각하고, 순간을 충실하게 사는 데 서투르다.

 

" 미래를 위해 지금을 양보하는 일, 그것이 옳다고 믿는 일이 인생에 있어 얼마나 나쁜 것인지를 알게 해준 [인생은 뜻대로 되는 게 아니란다]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며 사는 일 대신 오늘을 즐기며 살 수 있도록, 나도 늙어서는 걱정쟁이 할머니가 아닌 모든 일에 여유 있고 유쾌한 할머니가 될 수 있도록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 하나부터 최선을 다하는 습관을 갖도록 노력해야겠다. 큰 꿈이 아닌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고 말해주는 [인생은 뜻대로 되는 게 아니란다]를 곁에 가까이 두고 마음이 흔들릴 때마 꺼내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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