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사회적 기업가와 사회적 기업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사회적 기업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을 말한다.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해도 살아남기 힘든 세상에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이라고? 좋은 일을 하기 위해 기업을 운영한다고? 이런 질문들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첫 번째 소개한 사회적 기업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전직 임원인 '존 우드'씨이다. 그는 '룸투리드'라는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서, 네팔, 캄보디아, 인도, 라오스 등지에 3870개의 도서관과 287개의 학교를 세웠다.
이런 일을 하기 위해 그가 2006년에 모은 기부금은 3300만 달러(약 330억)가 넘었다. 대단하다. 근데, 그는 왜 이런 일을 하게 되었을까? 사연은 이렇다. 1998년, 존 우드 씨는 너무나 바쁜 일상사에 지쳐서 네팔로 여행을 떠났는데, 거기서 우연히 네팔 교육부 관리를 만나, 마을 학교에서 책도 없이 공부하는 아이들을 보게 된다. 그리고는 "나는 이런 곳에 윈도즈를 팔려고 노력하고 있는 건가? 그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을 했고, 그 생각을 계기로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게 된 것이다. 이후에 책의 반 이상을 할애하여 많은 사회적 기업가와 기업의 사례를 들고 있는데, 각 기업가가 어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을 만들었고, 어떤 식으로 기업이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만들었을까 등을 살펴보는 것은 흥미진진했다.
왜냐하면, 그동안 가지고 있던 기업에 대한 생각과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었다. 사회적 기업가와 기업을 잘 나타내줄 수 있는 사례를 중심으로 몇 명을 소개해보겠다. 얼 마틴 팰런 - 빈부의 차이로 인한 교육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자 그는 흑인으로써 어린 시절 버려진 후 두 살 때 입양되고, 순조롭게 성장해서 예일 대학을 거쳐서 하버드 로스쿨에 들어간다. 로스쿨을 다 니면서 자신의 어린 시절 빚을 갚기 위해 빈민가의 아이들을 지도해 주는 멘토링 봉사활동을 하게 되는데, 많은 아이들이 글을 읽지 못한다는 것으로부터 빈부의 차이가 교육 불평등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빈민가의 아이들에게 부자 아이들의 사교육만큼이나 높은 수준의 사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BELL(Building Educated Leaders for Life)을 설립한다. 12,500 달러의 자금, 20명을 대상으로 시작한 BELL은 15년 만에 2천만 달러로 기금을 늘렸고, 보스턴 뿐 아니라 볼티모어, 뉴욕, 워싱턴 등지로 그 활동 영역을 넓혀서 만 명의 아이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 그의 목표는 미국 전역에서 10만 명의 아이들을 가르치고, 그 아이들의 학교 성적을 높여 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아이들이 장래의 꿈을 가지고 성장해서 자신, 자녀, 지역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 즉, 빈민가에서 성공한 아이들이 다시 빈민가를 바꾸는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의 목표이다.
데이비드 그린 - 인공수정체 시장을 바로잡다 수정체가 혼탁해져서 결국은 실명을 하게 되는 병인 백내장을 아시나요? 그리고 이 병은 수정체만 인공수정체로 바꾸는 수술을 하면 시력을 다시 찾을 수 있다는 것도 아시나요? 아프리카 저개발국의 실명 환자 중 80%는 노화와 영양실조 때문에 생긴 백내장이 그 원인이며, 소수의 다국적 기업의 독점으로 인공수정체 가격은 300 달러에 달하고 1-2 달러가 하루 생활비인 가난한 사람들에게 백내장은 실명과 똑같은 얘기가 된다는 사실은? 가난 때문에 고칠 수 있는 병을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니? 이런 불합리한 문제를 바꿀 수는 없을까? 소득 수준에 따라 서로 다른 의료비를 책정할 수는 없을까? 데이비드 그린은 오로랩을 설립하여 공장도 가격 3달러짜리 인공수정체를 생산하여, 5-10달러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2007년 현재 오로랩은 한 해 70만 개 이상의 인공수정체를 판매하고 있고, 전 세계 인공수정체 시장의 8%를 점유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생긴 수익금을 다시 인공수정체 공장도 가격을 낮추는 데 사용하고 있다. 마틴 피셔 - 적절한 기술로 스스로 가난에서 벗어나게 하자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개발도상국 지원책은 재화를 공짜로 나누어주는 것이다. 마틴 피셔는 이런 지원책은 네 가지 관점에서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첫째,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수혜자가 한정적이므로 공정하지 않다. 둘째, 지속 가능하지 않다. 셋째, 무상으로 나누어주는 행위자체가 해당 지역의 시장경제를 왜곡한다. 넷째, 사람들의 의존성만 더 키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개발도상국의 빈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을까? 그는 아프리카 전체 인구의 80%가 농민이라는 사실에서부터, 가난한 농민들이 구입할 수 있고 돈벌이에 이용할 수 있는 값싼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빈곤을 퇴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킥스타트라는 회사를 세워 관개용 펌프를 개발하여 농민들에게 판매했고, 농민들은 관개용 펌프로 건기의 물부족 문제를 해결하여 농업 생산량을 크게 늘렸으며 그로 인해 연평균 소득이 110달러에서 1100달러로 늘어나게 되었다. 데이비드 위시 - 음악 교육 문제를 바로잡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미국 교육 재정은 계속 줄고 이에 따라 음악교육이 가장 먼저 없어졌고, 2003년 전국 초중고의 60%에서 음악교육이 사라지게 된다. 이런 공교육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비드 위시는 빈곤층 아이들에게 공짜로 악기를 나누어 주고 음악 수업을 하는 리틀키즈록을 설립한다. 이 외에도 이 책에는 "흥미진진하다.", "기발하다.", "이렇게도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많은 사례들이 있다. 이런 사례들을 소개한 후 사회적 기업가의 정의와 특성을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사회적 기업가는 사회의 가장 골치 아픈 문제들에 대해 혁신적인 해결책을 지닌 개인들이다. 또한 그들은 사회의 빈틈을 메우는 문제를 정부나 기업에 떠넘기기보다 무엇이 잘못되었는 지를 찾아내 직접 해결함으로써 취약한 제도를 바꾸고, 해법을 확산시키며, 사회 전체가 새로운 도약을 하도록 설득하는 사회적 혁신가들이다." "사회적 기업가는 생선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으로도 만족하지 않는다. 그들은 고기잡이 산업을 혁명적을 바꿀 때까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어떠세요? 사회적 기업이나 기업가에 대한 생각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나요? 나도 뭔가 사회적 기업을 통한 활동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세요? 창업을 통한 사회적 기여를 생각해 보신 분이라면 한 번쯤 꼭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우리의 마음에는 두 가지 마음이 있다 하나는 침팬지이고, 하나는 보노보 같은 마음이다. 폭력 적인 침팬지와 비교가 되는 보노보는 낙천적이며, 평등과 평화를 추구하는 순박한 심성이 존재한다.
이것을 응용한 패턴을 기업의 정신에서 찾아보는 것이다. < 보노보 혁명, 유병선 , 부키 , 2008 >은 , 기업의 측에서 보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 하지만, 이윤의 극대화를 통해서 기업을 확장하거나 영리를 추구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때 영리의 추구를 하면서도 나눔에도 배려하는 일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기업의 사례를 보노보 혁명으로 본다. 경향 신문 기자인 저자가 번역하여 소개하는 이 책은 , 이런 나눔의 정신에 동참하는 기업들의 여러 사례를 기업별로 다양하게 수집하여 살펴보고, 탐욕과 이기심을 버리는 낙천적인 성격을 기업정신에도 불어넣어 향후 실천 사항을 살피는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한계를 조금 더 넓은 곳으로 넓히는 것이라고 본다.
즉 , 돈도 벌고 세상도 구하는 비즈니스라고 정의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그 반대로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는 기업이 지켜 나가야 할 덕목으로, 이 시대의 아름다운 기업의 사이에서 서로 베풂의 열정을 위해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활용한 홍보와 기업의 혼으로 불태울 아이템을 선정하는 기업에 눈길이 닿는다. 명랑하고 건전한 사회를 위해서 이제는 비즈니스의 균형을 이루는 이런 것도 매우 중요하다.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드는 것을 삶의 궁극적인 목표로 삼은 사람은 사회적 기업만큼 활력이 넘치고 실천적인 일을 찾기가 힘들 것이다. 사회적 기업은 뛰어난 인재와 대단히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필요로 한다. - p142 - 세상을 바꾸는 보노보 기업은 많이 늘어가고 있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 그라민 은행의 운영자가 빈곤을 물리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나, 사회적 빈틈을 메우는 일을 정부만 하는 것도 있지만, 사회 공헌에 해당하는 일반 기업의 아름다운 참여가 더욱 돋보이는 세상이다.
어떤 면에서는 기업에서 사회에 투자하는 것이 무조건적인 소비는 아니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서 앞으로도 계속 많은 기업들이 아름다운 반란에 참여할 것이다. 이것은 기업의 이미지 상승으로 같은 값이면 착한 기업의 제품을 소비를 하는 방향으로 촉진하게 되므로, 이것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석 2조의 프로그램의 실현인 것이다. 이 책에는 카네기와 비유할 만한 존 우드라는 특별한 인물이 있다. 히말라야의 빈민 지역에 도서관을 세운 장한 사람이다. 마이크로 소프트를 떠나 사회적 기업가로 변신한 모습을 소개하며, 그 외에도 많은 보노보 혁명의 사례를 실천하는 기업을 소개한다. 이 책을 집어든다면 가장 먼저 의문을 갖는 것이 '보노보가 무엇인가'일 것이다. 인간과 가장 닮은 동물 중 하나로 침팬지를 이야기한다.
침팬지는 우락부락하고 야만적이며 폭력적인 동물인 반면 보노보는 침팬지와 유사하지만 성향은 정반대로 평등을 좋아하고 낙천적이며 평화를 추구하는 천성을 가진 동물이라고 한다. 이 책은 세상 사람들이 침팬지와 같은 사람과 보노보와 같은 사람으로 나누어져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본성 속에는 그 두 가지 속성이 공존한다고 한다. 성악설을 이야기 한 순자나 성선설을 이야기한 맹자, 그 누구의 말이 정답이라고 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인간의 본성은 "베풂"인 것 같다. 모르는 길을 찾아갈 때 지나가는 사람에게 길을 묻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떻게든 길을 가르쳐 주려고 하며,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본다면 용기가 없어 망설일지는 몰라도 마음속으로는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이러한 베풂의 본성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 보노보 혁명에서 이야기하는 "사회적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인간의 본성이 '베풂'이라고 해도 현대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자신의 이익과 결부된 일에 대해 남에게 베푸는 사람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아니,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부를 하거나 자선을 하는 사람들이 특별한 사람들로 매스컴을 통해 보도되는 것 아니겠는가. 그리고 "이윤추구"가 주 목적인 기업을 경영하는 데 있어서 "베풂"을 핵심가치로 삼는다면 그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러나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기업들은 그러한 상식을 완전히 깨뜨린다. 이 책에 소개된 기업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이것이 정말 일까? 정말 이러한 일이 가능할까?"라는 의심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의료용품을 생산하는 회사인 오로랩은 보청기를 0~200달러의 비용으로 판매한다. 이것은 무료로 줄 수도 있고 돈을 받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는 차치하더라도 보청기 가격이 200달러라는 것은 거저나 다름이 없는 가격이다. 또한 백내장 수술에 필요한 인공수정체도 개당 4달러의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가격으로 판매를 하면서도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말을 믿을 수 있는가? 뿐만 아니라 인력을 사용한 관개용 펌프를 생산하는 킥스타트,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라민 은행 등의 다양한 사례를 우리의 상식을 뒤집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무엇보다 나의 가슴을 뛰게 했던 것은 'BELL'이라는 희망학원의 이야기. 창립자 팰런은 보육원에 맡겨진 흑인아이였지만 좋은 가정에 입양되어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사회적으로 보장된 미래를 버리고 그가 시작한 것은 가난한 청소년 무료 과외. 그 사업이 커져서 'BELL'을 창립하고 체계적으로 청소년 과외 사업을 하고 있다. 나도 현재 복지관에서 청소년 무료 멘토링 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중학교 3학년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다. 나를 통해 아이들이 공부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꿈을 키워 가는 모습을 볼 때 가슴이 벅차오른다. 중, 고등학교 시절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학원 한 군데 다녀보는 것이 소원이었던 내 모습을 생각하면서 정말 최선을 다해 가르치고 있다.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지만 내가 생각해도 기업을 이끌어 갈 만한 재목은 못되고 팰런과 같은 청소년 사업에 미래를 걸고 싶은 욕심이 있다. "우리의 목표는 그 아이들의 발을 성공의 계단 쪽으로 이끄는 것이다."라는 팰런의 말이 더욱 가슴에 와닿는다. 또 다른 기억에 남는 하나의 기업은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을 하는 키바이다. 인터넷을 통해 돈을 빌리고자 하는 사람과 그들에게 돈을 빌려 줄 수 있는 사람을 연결해 주는 일을 하는 곳으로 그라민 은행을 온라인으로 이동시켰다고 생각해도 무방할 것이다. 방글라데시의 한 여인이 작은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재봉틀 가격 500달러가 필요하다고 요청을 하면 그것을 보고 500달러를 가진 사람이 돈을 빌려주거나 5명의 사람이 100달러씩 모아 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이 역시 95%가 넘는 상환율을 보이고 있어 좋은 사업으로 정착하고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이러한 사업을 우리나라 대학생 학자금 대출에 도입을 해 보는 것은 어떤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부학자금 대출 규정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과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부유한 사람을 연결하여 대학생들이 마음 놓고 공부하고 성장해 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그라민 은행과 비슷한 사회연대은행이 운영되고 있는데 이러한 부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사회연대은행이 자리를 잡게 해 준 사람들의 이야기인 "무지개 가게"도 한 번 읽어보면 좋은 것 같다. 이 책은 앞에서는 사례를 이야기하고 뒷부분에서는 사회적 기업가의 정의 및 조건 등 이론적인 부분을 설명해 놓아 이해하기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조금 아쉬운 점은 편집이다. 처음 책을 폈을 때, 좌우 여백과 위쪽의 여백이 좁고 상대적으로 아래쪽의 여백이 너무 넓어 편집이 잘못된 책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 했고 조금 답답한 느낌을 준다. 책 내용은 쉽게 잘 읽히고 정말 좋은데 그 부분이 아쉬웠다. 책 표지에 나와있는 유인원은 보시다시피 인자하고 너그러운 선한 인상을 풍긴다. 거기에 더해서 정장과 넥타이, 그리고 꽃다발까지 함께 하고 있으니 더더욱 그러하다. 그 모습에는 우락부락하고 야심만만하며 폭력적인 침팬지의 이기적인 본성은 찾아보기 힘들다.
보노보는 유전적으로 사람과 가장 가깝지만 가장 덜 알려진 유인원(꼬리 없는 원숭이)으로, 고릴라, 오랑우탄, 침팬지와 함께 유인원 네 식구 중의 막내이다. 이 유인원 막내 보노보는 참으로 민망함 그 자체를 보여주는 특징이 있는데, 이것들은 그냥 막 시도 때도 없이 위아래도 없이, 또 암수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섹스를 한다. 또 그들의 성격은 침팬지의 날카롭고, 신경질적이며 폭력적인 그것에 비해 평등을 좋아하고 섹스를 즐기며 평화를 추구하는 낙천적인 천성을 지녔다고 한다. 침팬지를 인간의 공격적 본성의 뿌리로 지목되는 ‘도살자 유인원’이라고 한다면, 보노보는 인간의 또 다른 특성인 공감(共感) 능력을 대표하는 천사의 얼굴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우리 사회에 넓게 포진되어 있는 이러한 보노보들을 찾아간다. 그동안 신자유주의 정책과 세계화의 대로를 따라 자연스레 함께 흐른 것은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으로 승자독식의 경제, 빈익빈부익부, 물질만능주의, 금권정치 등 이른바 각계각층에 침팬지들만이 난무하는 사회 속의 우리들이었으나,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이러한 침팬지의 눈이 아닌 보노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결코 우리의 유전자에서 삭제되지 않았으며 침팬지에 의해 도살되지 않은 수많은 보노보들(사회적 기업과 사회적 활동가 중심)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젠 우리에게도 그리 생소하지 않은 ‘사회적 기업’, ‘사회적 기업가, 활동가’를 찾아 설명하며 조직의 목적(사적이윤추구 vs공익추구)과 조직의 수입(모금 vs 영리 수익)을 x, y축으로 하여 동일한 공익추구의 목적이면서 모금과 영리 수익의 정도에 따라 제1섹터(정부/지자체), 제3섹터(비영리/NGO단체), 제4섹터(사회적 기업, 변종기업, 각종 지원조직 등)로 분류하고, 사적이윤과 공익을 기준으로 하여 제2섹터(민간기업)와 나머지 제1,3,4 섹터로 분류한다. 이를 도식화하자면, 우선 공익추구를 우선시하는 정부/지자체, 비영리/NGO단체, 사회적 기업 순으로 우측 하단부터 모금과 영리 수익의 정도에 따라 차례로 배열되며, 좌측 상단에는 사적이윤을 추구하면서 영리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민간기업이 혼자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2006년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방글라데시 무하마드 유누스의 그라민은행은 사회적 기업의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으며, 이 밖에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안락(?)한 삶을 떠나 세계 곳곳의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곳에 ‘도서관 제국’을 설립하는 존 우드 등 다양한 보노보들의 활약상을 그리고 있고, 이러한 사례들을 읽어나가다 보면 저절로 가슴 따뜻함을 느낄 수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기업들의 한계점 또한 자연스레 느끼게 되고 그러한 한계점으로 인해 실제로 본연의 목적에서 변질될 수밖에 없는 사실들이 관찰되는데, 즉 사회적 기업은 일반기업과 마찬가지로 이윤추구 활동을 통하여 사업을 운영하되, 그 이윤을 사적 이익이 아닌 공익으로 돌리는, 이익의 배분과 활용에 있어서 근본적으로 일반기업과 대치되는 구조이므로 더 많은 배당을 요구하는 주주의 이익과는 상충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처음에는 전형적인 사회적 기업으로 출발했더라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 순수목적이 저하되는 경우 또한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책을 읽으며 느꼈던(물론 우리 현실에 비춰 볼 때) 두 가지 관점은 아래와 같다. 기부문화가 발달하고 시민사회단체의 역사가 깊은 미국이나 계급, 계층 간 불평등의 해소에 사회적 합의가 상대적으로 잘 이루어져 있는 유럽과 같은 곳에서는 이러한 사회적 기업의 생성과 발달, 그리고 확대 재생산의 사이클이 돌아갈 수 있는 토대를 이룬다. 하지만, 시민운동과 기부의 문화 자체가 생소한 우리의 현실에서는 참으로 갈 길이 멀다. 물론, 우리도 이러한 개념의 사회적 기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우리가 알고 있는 ‘아름다운 가게’, ‘노리단’ 등이 대표적), 이제 걸음마 단계도 못 되는 현실이다. 요즘에는 일반 기업에서도 사회공헌을 강조하는 듯하다.
하지만 그것이 궁극적인 목표가 아닌 마케팅의 일환으로 결국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한 포장된 활동이라 여겨지는 것은 과연 나의 억측인가 또 한 가지, 혼란에 빠지는 것은 다름 아닌 최근에 읽었던 <예수전>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 즉, 시민단체나 NGO단체를 이스라엘의 ‘바리사이인’이라 규정한다면, 사회적 기업은 그들 보다도 더 하등 한 상태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각을 세워야 한다는 단순 논리가 성립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현실에서 곧바로 그 논리로 인한 반발을 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물론, 정부의 정책을 양극화 해소를 중점으로 더 많은 공익실현을 위한 각종 활동이 필요하지만(실은 사회체제가 변혁이 되면 이런 부분은 논할 필요조차 없어지지만), 아시다시피 지금의 우리 정부에게는 그 어떠한 기대도 할 수 없기에… 비록 토양이 척박하다 할지라도 자꾸만 씨를 뿌리고 잘 자라도록 보살펴 주어야 한다.
시작이 늦었다고 그 가치가 퇴색되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이 책 역시 주로 지하철과 버스에서 읽었기에 그 세부내용에 대한 기억이 세밀하지 못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눈을 크게 뜨고 보노보를 찾아보자는 것이며, 더 중요한 것은 그 바라보는 관점 자체도 침팬지의 눈이 아닌 보노보의 눈이어야 한다. 비록, 망측하게 시도 때도 없이, 그것도 성별까지도 가림 없이 죽어라 즐기기만 하는 섹스로 동물의 왕국 같은 촬영팀에서 포르노를 시청자에게 방송할 수 없다며 카메라를 돌려버린 대상이지만, 보노보의 가슴 따뜻한 마음과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은 갈수록 피폐해져만 가는 사회에 커다란 시사점을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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