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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서평 아주 특별한 선물 임창연

by 쓸쓰 2023.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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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아주 특별한 선물 임창연

 

 

시인 임창연 님의 시집 '아주 특별한 선물'을 접하자마자 다른 시집들과 확연히 다르다 느낀 이유는 바로 책갈피에 들어가 있는 이미지 때문이다. 대개의 시집 안에 앉아 있는 시들은 하얀 백지 위에 검정 옷을 입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시도랄까, 아니면 내가 요새 미처 다른 시집들을 등한시했던 탓일까 모르겠다. 사실 글은 글 자체에 의미가 있고 그 함축성에 시는 살아 움직이며 독자들의 심금에 이슬방울을 맺히게 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처럼 이미지가 곁들여진다면 읽는 이들의 감성에 색채도 스며들게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인터넷상에서 블로그를 다루다 보면, 습작시에 배경 이미지를 삽입하곤 했다.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 또한 어슷비슷하게 운영이 되곤 했다.

 

거기에다 음악까지 묻혀서 읽는 이들의 감성을 촉촉이 적시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래서 나도 언젠간 시집을 내게 된다면 시마다 이미지를 포함시키면 어떨까 생각해 보기도 했었다. 그리고 언젠가는 시집에 시와 그림과 음악도 함께 흐르는 날이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이 책, '아주 특별한 선물'은 신선한 저자의 발상으로 인하여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 흐르는 테마곡 따라 환상의 여행을 떠나듯 2D가 아닌 3D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끌어 줄 것이다. 누군가 그랬다. '시'라는 것은 펜으로 심장을 찔러 그 흐르는 고혈로 쓰는 것이라고. 홀로 습작 수준이지만 시의 낙서를 하곤 하는 내 입장에서 볼 때, 46편의 곱고 예쁜 시를 책에 꼭꼭 눌러 정성스레 담아 놓은 저자의 결실을 축복하는 마음이다.

 

이 시는 어렵거나 깊이 생각을 하여 풀어가는 난해한 시가 아니다. 그저 그늘 속에 우두커니 서 있는 느티나무 가지에 가만히 닿아 흐르는 바람 같은 풍경의 느낌을 준다. 누구나 마음 편히 읽고 그 느낌을 눈 감아 헤아리게 할 수 있는 안락의자 같은 시들 모음이다. 산문시는 산문시 대로 서정시는 서정시대로 저마다 특색이 있다. 시가 치밀하거나 예리하게 쓰여도 되고 그저 눈에 보이는 꽃 보듯 안락하게 그려져 있어도 아무 상관이 없다. 개인적으로 생각해 볼 때, 시라는 것은 소수가 아닌 다수들의 감성을 울려주고 감동을 배가시켜서 잠시나마 눈감도록 해 주는 시가 좋은 시라고 생각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시는 말 그대로 편안하다.

 

글을 쉽게 풀어서 그 운율에 맞춰 쓸 줄 아는 것이야 말로 훌륭한 필력이다. 저자 임창연 님의 시집 '아주 특별한 선물'은 어느 날, 수양버들처럼 물에 가만히 마음 담그고 있던 내게 예쁜 선물처럼 특별하게 다가와서 물 따라 흘러가고, 나는 강가 갈대처럼 그립게 그 뒷등을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다. 1시간 연설하는 것이 쉬울까? 10분 연설하는 것이 쉬울까? 예전에 어디선가 어설프레 보았던 글귀가 있는데, 1시간보다 10분 연설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한다. 오랜 시간 대중 앞에 서서 마이크를 잡고,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무려 60분이라는 긴 시간동아나 혼자 떠들려면 그만큼 이야깃거리가 풍부해야 하며, 긴 연설문을 준비하려면 2~3배의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는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시간이 길기에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풀어놓을 수 있고, 이는 상대를 설득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설시간이 10분으로 단축되면, 짧은 시간 안에 나의 의견을 직설적으로 피력해야 하기에 매우 응축되어 있으면서 오랜 시간 상대방의 기억에 남을 수 있을 정도로 대중의 마음에 감동과 열정을 전해주어야 하기에 연설시간보다 몇 10배로 시간을 투자하고 고뇌하고, 집중해야만 완성된 글이 나온다고 한다. 갑자기 연설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점이 문학 작품 내에서는 ‘시’의 진가와 동일한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짧고 간결하여 마음만 먹으면, 단 몇 분 만에도 한권을 휘리릭 읽어 버릴 수 있겠지만, 그 글귀들이 전하는 깊은 감동과 깨달음. 발상의 전환은 소설, 에세이, 자기 계발서... 등등 여타의 장르들에게선 불가능한! 바로 ‘시’라는 장르에서만 가능하리라 생각해 본다. 하기에 우리는 짧은 글이라 하여 그냥 휙~ 읽고 끝내버릴 것이 아니라 눈으로 읽고, 머리로 읽고, 내 기억(추억)으로 읽고, 마지막으로 시인의 마음으로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시집을 마치며 임창연 시인이 이런 말을 남겼다. 『한 권의 시집을 엮으며 천 권의 시집을 엮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다.』라고 말이다.

 

바로 이러한 것이 ‘시’의 매력일 것이다. 옛 조선조에는 선비들이 서로 시를 지으며 놀고, 때로는 시 짓기 경합을 했다는데, 그렇게 우리들 삶 속에 녹아들어 호랑이 가죽처럼 생생하게 남아 전해지던 것이 시였는데.. 그러고 보니 나도 정말이지 오랜만에 시를 접한 것 같다. 시집 ‘아주 특별한 선물’은 무엇보다도 사랑과 추억을 노래한 시집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특히 유행처럼 번져버린 ‘커플 사랑의 자물쇠’ 수많은 연인들이 변치 않는 사랑을 염원하며 꽁꽁 잠가 두었을 자물쇠들을 보며 시인은.. 단단한 자물쇠도, 열쇠도 아닌 ‘당신의 마음’만이 사랑을 채우고, 열 수 있다고 표현하고 있다. 한 순간의 유행, 의미를 쫓는 것도 좋지만 항상 기본에 충실해야 하는 것 같다. 특히나 사랑에 있어서는 말이다.

 

유난히도 추운 겨울 ‘아주 특별한 선물’과 함께 사람 냄새나는 옛 추억으로, 그리고 가슴 따듯하고 달달한 사랑 속으로 풍덩 빠져보자. 내 손에 있는 아주 특별한 선물이 나를 이끌어 줄 것이다. 한 편의 시집을 읽을 때 얼마 큼의 시간이 필요한 것일까 다른 사람은 어떻게 시집을 보는가 궁금할 때가 많았다 소리 내어 한 번씩 읽어보는 걸까, 아니면 그저 휙휙 지나치듯 읽는 걸까? 한 번만 읽을까? 좋은 시만 찾아서 읽을까? 시인의 마음을 헤아려줄까? 문득 읽기를 멈추고 음미는 해보는 걸까? 사랑 시를 요즈음 시람들은 얼마나 읽는가, 궁금해진다 나 역시 사랑을 운운한 시집을 읽은 지가 솔직히 한참 된 기분이 들었다 우리들에게 연애 시란 그저 한 시절, 사랑에 연연하던 열정의 산물일지도 모른다

 

그저 연인을 위해 한번쯤 지어봄직한 글짓기 수준의 시.... 생각해 보니 게으른 나 역시 한 시절을 풍미하는 그런 시를 찾아본 지가 오래되었다 공부하듯 남의 시를 외우면서 그 마음은 외면했던... 부끄러운 독자의 수준이다 시집을 읽을 때마다 문득 생각하는 일이지만 시인이 시를 썼을 때의 시간보다 사람들은 참으로 쉽게 간단하게 책장을 넘긴다 사유의 시간이나 잠시 멈춤이나 고개를 흔들어 동조한다거나 어쩌면 웃어볼 수도 있는..... 시집은 이해를 넘어와 닿는... 혹은 내 마음 같거나 상대편의 심정을 헤아리기도 하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한 순간의 감정을 잡아내어 독자들에게 함께 긍정해 주기를 바라는 이 시인의 사랑은 어떤 빛깔인가 어쩌면 시집 자체가 한 편의 아주 특별한 선물일 게다 부끄럽기도 하고 상처 같기도 한 마음의 결을 내보이는 마음, 나는 그것이 시집이라고 생각하였다

 

누구의 사랑이라고 별다른 걸까 상처가 되기도 하고 행복하여 미칠듯하게 떠들어대고 싶기도 하던 시절의 마음이란 지금 돌이켜보아도 내가 아닌 사람처럼 다시 행복해진다 거기다가 이 시집은 낭만적인 사진까지 곁들여 있어 시를 읽으면서 풍경 속으로 걸어가는 듯, 상상력을 자극해 준다 젊은 사람이라면 그 마음 그대로, 나이가 든 사람이라면 잊혔던 추억이 다가올 것이다 사랑을 노래한 시집은 정말 많다, 어쩌면 시는 사랑을 말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장르인지도 모르겠다 순수시일수록 어쩌면 사랑의 모습을 굴절하고, 힘들게 말하고 뒤집어서 말하고 있지는 않을까 그러나 독자는 그저 자기가 아는 만큼, 겪은 사랑의 크기만큼 상상할 뿐이다

 

사랑 역시도 본 것만큼, 겪은 것만큼 마음에서 허락하는 것이리라 임창연 시인의 사랑은... 어떤 느낌을 주는가 묻는다면 순수하고 맑은 빛깔의 사랑연습 같다 질척거리고 칙칙한 느낌보다는 맑고 가벼워서 아프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부담 없이 배려하는 사람의 뒷모습 같다고나 할까 나는 이런 사랑이 좋다 내가 해보지 못한 사랑 같아서... 그러면서 혹시 남자라서 다른 걸까 되물어본다 여자의 사랑은 참으로 은유로운 기법 그 자체라 내숭스럽고 두리뭉실하다 이 시인의 언어는 선물하기에 적절한 무게와 매너를 지녔다

 

아마도 질척하지 않은 나무나 푸른 하늘 같은.... 조금은 가을 같은 쓸쓸함이 묻어난다 남의 사랑이야기를 듣는 것, 남의 시를 내 옆에서 살짝 훔쳐 바라보는 일은 비밀스럽고 은밀하여 가슴을 설레게 한다 이미 버렸다고 생각했던 사랑을 다시 주워서 펴보는 순간, 시인의 선물은 따뜻한 마음이구나 내게 아주 특별한 선물은 내 사랑과는 조금 다른.... 풋풋한 위로 같다 언덕 하나를 넘어 저 아래 길을 내려다보는 것 같은 기분도 함께 말이다 임창연 시인은 구름으로 만든 솜사탕을 주는 시인입니다. 그는 사랑의 위대함과 참음을 잘 아는 시인입니다.

 

그의 두 번째 시집 『사랑은 시보다 아름답다』의 서평을 적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사람에 대한 사랑과 자연에 대한 사랑을 위 시집에서 담았다면, 그의 세 번째 시집 『아주 특별한 선물』에는 무엇을 담았을까 궁금했습니다. 나무라는 시에서 사람도 나무처럼 생각을 버리면 푸르게 돋아난다고 하며 자신을 버리라고 한다. 이 말이 지금 나의 가슴을 쿡 찔렀다. 그래, 나를 버리자. 더 큰 나무가 되기 위해 나를 버리기로 했습니다. 그것이 아무리 고난의 길일지라도 결국에는 견디어낼 것이고 내 나무는 더 푸르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한 번의 감사가 아흔아홉의 아픔을 견딜 수 있기 때문에 마음을 안아주기도 합니다. 그가 추구하는 사랑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지켜보는 아름다운 거리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변함없이 지켜보며 사랑에는 생사를 떠난 영원함이 있다고 느낍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은 바로 당신입니다. 꿈을 잃지 않고 사는 사람은 생각의 나무라 했습니다. 임창연 시인에게는 비도 일종의 사랑입니다. 나무와 꽃에게 없어서는 안 될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랑은 말하지 않아도 다 아는 영역을 넘어선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가 생각하는 가을은 봄입니다.

 

인생은 길이가 아니라 밀도라고 말하며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을에도 봄처럼 시작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가을 들판에 서 있는 전봇대에서 사랑을 전송한다고 보았습니다. 아버지는 에어컨의 실외기처럼 구석진 곳에서 묵묵히 가족을 위해 생명을 배달하는 배달부입니다. 그의 따뜻한 어린 시절은 구수한 된장국 냄새가 풍기는 골목에서 시작됩니다. 어머니가 달려 나오는 작은 골목길, 누구에게나 한 장의 흑백 사진으로 남아있는 추억입니다. 퇴근길 노을 진 길에서 아름다운 가족의 소박한 모습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족을 식구라 부릅니다. 자장면을 먹으면서 어린 시절에 보았던 중국영화와 아버지를 생각합니다. 옛날에는 초등학교 졸업식 후에 먹는 최고의 요리가 자장면입니다. 먼저 냄새에서 모두 항복하고 말았습니다. 영화배우 이소룡도 떠오릅니다.

 

쌍절곤을 사서 휘두르다가 단지도 깨고 다치기도 했습니다. 소년의 꿈은 무엇이었을까요?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었을까요? 임창연 시인은 일상생활 속에서 발견하는 작은 씨앗을 키워 가슴을 흔드는 시를 짓는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입니다. 따뜻한 가슴과 열린 마음으로 많은 분들과 소통하는 진정한 마술사입니다. 다음에는 또 어떤 마술로 우리에게 다가올지 벌써 기대됩니다. 그는 매일 한 편의 시를 쓰기 때문에 머지않아 네 번째 시집을 기다립니다. 그의 열정을 닮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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