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150 어둠의 양보, 레드 라이징(레드 라이징 3부작) 어둠의 양보 특이한 형식의 소설이다. 처음 주인공이라고 생각했던 두 남자의 존재감이 사라진 곳을 다른 사람들이 채운다. 그런데 이들도 주인공이 아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주인공들 중 한 명이다. 작가는 자신의 분신 같은 인물을 소설 속에 집어넣고 그 유명했던 벤처 버블 시대의 풍경을 만화경처럼 보여준다. 이제는 기억에 희미해진 그 당시를 사실과 거짓으로 잘 엮어서 펼쳐 보여준다. 그 이야기는 과거를 통해 현실로 이어지고, 이 현실은 이제 다시 과거가 되었다. 주요 등장인물들의 간단한 약력이 나오면서 이들이 걸어온 길을 현실과 연결시키고, 단군 이래 최고의 거품이 어떤 식으로 풀려나갔는지 보여준다. 소설 속에 중요한 몇 명은 현실에서도 아주 이름난 사람이다. 미래 피아의 회장 김도술은 미래산업의 정문술.. 2021. 11. 10. 쾌락혁신, 녹색 고전 서양편(Modern&Classic) 쾌락 혁신 기이한 표지와 낯선 이름 때문에 처음에는 선택을 주저했다. 제목도 혁신 대신 현신으로 잘못 읽었다. 그러다 저자 이력을 보면서 이혁이 ‘내 귀에 도청장치’란 락 밴드에서 활동하는 명상가란 것과 이석준의 전공이 인지과학이란 사실에 눈길이 갔다. 최근에 인지과학이란 것을 알게 되면서 그 분야에 약간 관심을 두고 있었고, 무엇보다 더 큰 이유는 이석준의 다른 책 (나발 한자)에 좋은 평이 덧붙여져 있어 약간의 주저를 떨쳐낼 수 있었다. 물론 이 책 내용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크게 하지 않았다. 처음 이석준의 프롤로그를 읽으면서 고생했다. 정확한 개념도 세워지기 전에 그의 전작 를 인용한 글이 나오고, 그가 적어놓은 몇 가지 정의가 낯설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둘의 대담으로 넘어가는 .. 2021. 11. 10. 목공 소녀, 종말일기Z: 암흑의 날(밀리언셀러 클럽 141) 목공 소녀 박정윤의 소설은 처음이다. 이전처럼 한국 문학 단편집을 자주 읽었다면 그렇게 낯선 이름은 아니었을 것이다. 낯익은 책 제목이 딱 하나 있다. 제2회 혼불 문학상을 수상한 다. 이 소설도 아직 읽지 않았다. 이 책을 선택한 것은 성장을 멈추고 거부하는 소녀들에 대한 이야기란 소개 때문이다. 어떤 이야기가 흘러나올지 궁금했다. 당연히 밝고 경쾌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문장이 이처럼 상당히 몽환적이고 분열적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소녀들의 이야기도 어떤 부분에서는 섬뜩했고, 또 어딘가에서는 안갯속을 더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길지 않은 분량의 책인데 아홉 편의 단편 소설이 담겨 있다. 책을 받고 든 생각은 금방 읽을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었다. 늘 그렇듯이 .. 2021. 11. 9. 길 잃은 개, 피처럼 붉다(스노우화이트 트릴로지 1) 길 잃은 개 절망 끝에 선 남자의 모터사이클 도망 기란 문구에 혹했다. 그런데 그가 떠난 이유는 죽기 위해서였다. 우연히 본 한 장의 사진이 절망에 빠진 그를 그곳으로 데리고 갔다. 그곳은 인도였다. 아버지와의 불화와 집을 나온 후 동거한 여자의 매춘을 알게 된 그의 삶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 이전에는 수험의 실패가 있었고, 허영에 들뜬 시간들이 있었다. 이런 사연을 앞에 간단하게 늘어놓고 첫 해외여행을 떠난다. 제대로 준비도 하지 않고 간 인도는 가혹하다. 저자가 경험한 것에 공감하게 되는 것은 다른 여행 팟캐스트나 책에서 한두 번 이상 본 것이기 때문이다. 왠지 어색하고 작위적이라고 느꼈던 글에서 사람 냄새가 나기 시작한 것도 인도 여행이 길어지면서부터다. 어색하고 작위적이라고 느낀 것은 저자 이력.. 2021. 11. 9.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 38 다음 반응형